바나나 한 개 가격이 ‘1억→ 20억’…벽에 붙인 바나나 정체는 [수민이가 궁금해요]

‘1억 바나나’로 알려진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이 경매에 부쳐진다고 경매업체 소더비가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추정 판매가는 약 100만 달러(약 14억원)에서 최대 150만달러(약 20억원)라고 전해졌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바나나와 테이프를 이용해 만든 작품 '코미디언'. SNS 캡처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카텔란의 ‘코미디언’은 내달 20일 뉴욕 소더비 본부에서 열리는 경매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카텔란이 2019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트페어에서 처음 선보인 이 작품은 바나나 1개를 덕트 테이프로 벽에 붙여 놓은 설치 미술이다.

이 작품은 총 세 점으로 만들어졌다. 이 중 두 점은 개인 수집가에게 각각 12만달러(약 1억6000만원)에 팔렸다. 나머지 한 점의 판매가는 비밀에 부쳐졌으나 이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매에 나온 것은 이 세 점 중 하나다. 판매자는 밝혀지지 않았다.

작품을 구매한 이는 덕트 테이프 한 롤, 바나나 한 개와 더불어 진품 인증서, 작품 설치를 위한 공식 안내서를 받게 된다.

소더비 대변인은 CNN에 보낸 이메일에서 “]코미디언‘은 개념적인 예술작품이며, 실제 물리적 재료는 모든 전시마다 교체된다”고 설명했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을 떼먹은 서울대생(왼쪽)과, 데이비드 다투나. KBS, 유튜브

평범한 바나나를 예술 작품이라고 선보인 이 작품의 가치를 두고 세간에서는 논쟁이 일기도 했다. 일부 평론가들은 이 작품이 과거 소변기를 미술관에 전시했던 마르셀 뒤샹의 작품 '샘'에서부터 이어지는 개념 예술의 전통을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이 ’문제작‘을 보기 위해 2019년에는 마이애미 아트페어에는 관람객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미국의 한 행위예술가는 몰려든 관람객 수백명 앞에서 벽에 붙은 바나나를 떼서 먹어버리면서 작품은 또 다시 화제가 됐다. 바나나를 먹은 이 예술가는 당시 행동이 별도의 예술 행위이며 기물 파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설치미술 작품 ‘코미디언’이 지난해 서울 리움미술관에 전시된 모습. 리움 제공

이 작품은 이후 지난해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마우리치오의 개인전에 전시됐다. 당시에도 한 서울대 대학생이 관람객이 벽에 붙은 바나나를 먹어 치우며 국내외에서 화제가 됐다. 당시 미술관과 카텔란 모두 이 학생의 행동을 크게 문제 삼지는 않았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단순히 관심을 받기 위해 작품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부 제기됐다.

김기환 기자 [e-mail]